티스토리 뷰

크롬 유저인 나는 OS의 기본 브라우져를 크롬으로 설정해 놓고, 엑티브엑스 기반 웹사이트에 접속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만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띄우며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또 물론, 많은 유저들이 파이어폭스나 사파리, 오페라 등의 주요 브라우져들을 그런식으로 애용하고 있을 것이다.

(혹자들은 굳이 IE를 놔두고 브라우져를 왜 두개 돌리냐고 하겠지만, IE를 쓰기 싫어하는 (심지어 저주하는) 사람들의 감성은 직접 다른 브라우져를 써 봐야만 알 수 있을테니, 그 부분에 대해선 따로 얘기하지 않겠다.)


암튼, 나같은 비IE 유저들은 어쩔 수 없이 IE를 띄워야 하는 사이트들은 별도로 IE 안에만 따로 북마크를 해두고 관리를 하는데, 불과 1년 전만 해도 모든 금융,전자상거래 사이트 뿐 아니라 많은 웹사이트들이 엑티브엑스 기반으로 IE에서만 정상 동작을 했기 때문에 IE 전용 웹사이트만 따로 분리해 놓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IE의 북마크 숫자가 결코 적은 양이 아니었다.

그리고 난 그것을 그냥 그러려니 해야 했던 거의 변하기 힘든 현실로 받아들였었다. (웹표준/접근성/크로스브라우징 이슈는 오래전부터 이야기 되고 있었으나, 이나라의 절대적인 인구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를 사용하고, 또 그 중 대다수의 일반 유저들이 윈도우즈안에 기본 탑재되어 있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그냥 당연히 웹서핑을 하기 위한 컴퓨터 자체의 고유 도구인 것인 양 사용하고 있으니 여전히 그게 그닥 와닿는 이슈는 아니었을게다.)


그러나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었고, 그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데 결정적 공헌을 한 뜻하지 않은 영웅이 등장했으니, 그것이 바로 '스마트폰' 이란 녀석이었다.

스마트해야 할 스마트폰에서 전자상거래를 하고 정보를 얻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윈도우모바일에서 조차 사용하지 않는 인터넷익스플로러와 엑티브엑스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폰은 그 어디에도 없으니, 이제껏 Only IE 에 안주하며 오로지 엑티브엑스에 의지해 유저들과 통신을 해왔던 주요 프로바이더들이 급작스런 플랫폼과 디바이스의 다원화에 대한 확장이 막혀버리고 나서야 자신들이 구축해 놓고 오랜 세월 굳건히 지켜왔던 억압된 플랫폼과 환경에 좌절하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을 깨닫도록 해주는 역할을 스마트폰이 톡톡히 해 준 것 같다...... 

어쨌건 그리하여 크로스플랫폼/크로스브라우징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절감한 몇몇 상위 프로바이더들이 선도적으로 변화를 주도하기 시작했으니,, 이제야 비로소 오랜 시간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식민 지배를 받고 있던 이 나라의 웹 환경이 먹구름을 걷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로 인해 나는 크나큰 만족감과 편리함을 느껴가고 있으며, 서두에 얘기했던 'IE만의 북마크' 수는 1년전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 들었다.


그럼 이 매우 타당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칭찬 받아 마땅한 프로바이더들을 거론하며 두서없는 포스팅을 마무리 해 보겠다.


필자는 윈도우즈가 설치된 데스크탑과 리눅스가 설치된 랩탑을 사용하고 있으며, 두 곳 모두에서 기본브라우져로 크롬을 사용하고 있다. 몇년간 필자의 주거래 은행은 '하나은행' 이었으나, '기업은행'/'우리은행'/'국민은행'/'신한은행' 등이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하나은행' 은 다른 은행 먹을 생각이나 하고 있을 뿐 오픈뱅킹에 대해선 아무런 조짐이 없어 보이길래, 주거래 은행을 '기업은행'으로 바꾸어 버렸다. 이후, 크롬이나 파이어폭스에서 계좌이체를 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이전에 IE에서 하나은행에 접속해 계좌이체를 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의 반도 걸리지 않고 있으며, 계좌조회는 10초도 안걸린다. (리눅스에선 파이어폭스만 지원하지만, 리눅스에서도 된다는 것 자체만으로 행복하다.) 또, 최근에 필자는 인터넷으로 도서를 구매할 때 무조건 '알라딘' 만 이용한다. '알라딘' 에선 크롬으로도 간단히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인터넷서점은 거들떠도 안본지 오래되어 버렸다. 그리고 지금은 하지 않지만, '피망' 에서 배급하는 온라인FPS 게임에 빠져 있었던 적이 있었다. '피망' 또한 IE 전용으로 돌아가는 사이트였기 때문에 으레 언제나 IE 를 띄워서 접속하곤 했었는데, 어느 날엔가 깜빡하고 크롬에서 접속했다가 감동을 한 적이 있었다. 크롬에서 로그인 뿐 아니라 게임실행까지 가능했기 때문이다.

크로스플랫폼/크로스브라우징이 가능하도록 바뀐 곳들이 찾아보면 이 밖에도 많이 있을 것이다. 다들 거듭 칭찬하고 응원해 주고 싶은 곳들이다. 또 이와 더불어 IE가 아니면 접속은 되어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요소들 태반이었던 많은 웹사이트들도 차츰차츰 줄어가고 있다.


변화는 서서히 혹은 빠르게 멈추지 않고 진행중이기에, 점차 절망적이 되어가던 이나라의 IT가 다시 부활해 가고 있다는 희망을 다시금 가져보게 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