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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페이스북 자체를 분석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난 그럴 능력도 안되지만, Social OS 로서의 페이스북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는 포스팅들은 이미 여러 훌륭한 블로그들에 포진되어 있으므로 검색해 보면 금방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싸이월드를 벗어나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설득하려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한창 돈을 벌 때, 미래에 대응하지 않은채 뻘짓만 하던 싸이월드는 한창 하락 일변도를 걷고 있는듯 하며, 결국 머지않아 그 생을 마감하게 되어 있다. 누가 먼저 발빠르게 그 우물을 탈출하고 페이스북이란 세상에 안착하고 관계데이타를 재정비해 두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난 그저, 싸이월드가 싫증이 났거나 점점 시원찮아지고 있는 그 분위기를 감지한 다음, 싸이월드를 대체하기에 가장 적합하면서도 유사한(수준이 비슷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건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서비스가 페이스북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페이스북으로 마음이 옮겨가고자 하지만, 비슷할 리가 없는 인터페이스에 적응하고 낯선 개념에 익숙해지는게 쉽지 않은 분들을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를 하고 싶을 뿐이다.
 애초에는 싸이월드의 개념과 연관을 지어 가면서 페이스북을 설명하는게 내키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을 페이스북에 적응시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글은 완전히 싸이월드의 개념이 페이스북에선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설명하는 글이라 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전에 여담을 하나 늘어놓자면...
 내가 아는 사람들 중 99%는, 평소 우리나라에서 생활할 때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오로지 싸이월드 미니홈피만 한다. 하지만, 재미있는 현상은... 그들 중 해외(일본 제외)로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떠난 사람들은 여지없이 페이스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알게된 외국인 친구들과 웹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페이스북을 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매우 간단하게 한가지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인이 미니홈피를 하고 있을 때, 인류는 페이스북을 하고 있다는 것... (물론, 범위가 전세계라고 해서 영어를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하나의 장점일 뿐, 꼭 그래야 하는건 아니다.)


 그럼, 싸이월드로부터 주입받은 그 개념을 일단 그대로 지닌채 페이스북에 적응하기 위해 참고할만한 개념을 비교해 정리해 보겠다. 단, 여기에 정리된 내용은 싸이월드에만 익숙해 있던 사람들에게 페이스북도 싸이월드와 유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전체 페이스북 구조의 일부만을 소개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겠다. (페이스북은 Social OS 라 불린다. OS? 운영체제?? 맞다. 리눅스나 윈도우즈 혹은 맥과 같은 의미의 OS 다.)


 * 싸이월드 일촌 = 페이스북 친구

 '일촌'이라는 관계는 페이스북의 '친구'와 개념이 같다. 한명이 신청을 하고, 상대방이 그것을 수락하여 맺어지는 일촌과 똑같은 방식으로 친구관계도 성립되게 된다. 혹시 트위터를 해보려다가 적응 못한 이유가 한쪽의 자유의지로 이루어지는 팔로우 개념이 용납 안되기 때문이었던 사람이라면, 페이스북은 일촌과 똑같은 방식으로 관계가 형성되므로 더더욱 페이스북에선 편안할 것이다.

 * 싸이월드 미니홈피 vs 페이스북 프로필

 미니홈피에는 자신의 이야기나 자료를 쌓아두지만, 그걸 모든 일촌들이 와서 일일이 다 확인해 주지 않는다. 하루종일 싸이월드를 붙잡고 살지 않는 한, 자신의 일촌들이 새로 올리는 것들을 다 추적하고 다니는 거 자체가 불가능하다. 최근에 업데이트 내역이 있는 일촌목록을 보여주는 기능이 중간에 투입되긴 했지만, 그 목록을 보고 한명 한명 클릭해 들어가 보는 것도 왠만한 정성이 아니면 어렵다. 따라서 이런 방식은 일촌이 아무리 많아도, 자주 구경가는 일촌들의 미니홈피만 들여다보게 되는 미완성에 그치고 마는 현상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반면, 페이스북에도 미니홈피같은 개별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는 개념이 있지만, 각자가 그곳에 자신의 이야기나 자료를 쌓아두면서 많은 친구들이 찾아와 구경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질 필요가 없다. 페이스북은 Stream(?) 방식이다. 흐름속에 자신이 있고, 자신이 이야기나 자료를 올리면 그 흐름위에 그것이 끼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들이 시간순으로 쭈욱 쌓여지며 보여지는 메인 디비젼을 타임라인이라고 한다. (얼핏 생각하면 트위터와 같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트위터까지 끼워들이면 얘기가 복잡해지므로 더이상 트위터 얘기는 언급하지 않고, 페이스북 개념에만 집중하겠다.) 이 방식은 위에서 얘기한 노가다를 완전히 필요없게 해준다. 타임라인에는 나와 내 모든 친구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관심대상(주로 기업이나 단체, 연예인,스포츠맨 등등이 운영하는 공식채널이며 '페이지' 라고 한다.)이 새로 업데이트 하는 내용들이 시간 순서대로 알아서 쭈욱 쌓여지기 때문이다. 나와 내 친구들과 내 관심대상의 모든 업데이트된 내용이 차례대로 쌓여가므로 어느 하나도 새어나가지 않은채, 여기저기 이동해 다닐 필요도 없이 단지 스크롤과 클릭만으로 모두 구경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내 공간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것인가? 또는 친구 한사람만 집중적으로 구경할 수는 없는것인가? 물론, 존재하고 당연히 가능하다. 위에서 설명한 것은, 싸이월드에도 초기화면이 있듯, 페이스북에도 있는 초기화면인 것이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기본개념을 우선 이해해야 하고, 여러 불필요한 수동적 단계가 생략된 극장점을 우선 알아야 하기 때문에 먼저 설명한 것이다.
 초기페이지에서 상단 라인을 보면 '프로필' 이라는 링크버튼이 있고, 타임라인 왼쪽에 있는 사이드바를 보면, 맨 위에 내 이름이 있다. 둘 다 내 공간으로 들어가는 링크다. 바로 이 링크를 클릭해서 이동하는 페이지를 '프로필' 이라고 한다. 당연히 친구의 이름을 클릭하면 친구의 프로필로 들어간다. (만약 미니홈피처럼 따로 팝업으로 뜨지 않는게 불편하다고 느낄 정도라면 그 사람은 싸이월드에 너무 심하게 쩔어있는 것이므로 반성부터 일단 한 다음, 그것은 결코 표준도 아니고 정형도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그리고 cyworld.com/ID 형태의 고유주소를 통해서도 미니홈피에 방문할 수 있듯, facebook.com/ID 형태의 고유주소를 통해서도 프로필을 직접 열어볼 수 있다. 초기페이지에선 모든 친구들의 활동을 타임라인속에 시간순으로 섞어놓고 확인하면서 리액션을 취할 수 있다면, 프로필은 개별적인 공간으로 (미니홈피를 찾아 들어가듯) 직접 들어가서 그 친구의 공간을 구경하고 리액션을 취하는 곳이다.
  결론은, 자칫 어지럽고 낯설어 보이는 페이스북도 싸이월드 미니홈피처럼 개별적인 공간들의 모임이라는 얘기다.

왼쪽은 초기화면. 오른쪽은 프로필.



 * '프로필'에 대한 이해

 위에서 프로필을 미니홈피에다가 대비시켰으나, 조금은 보완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프로필이라는 단어의 개념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해가 빠르겠지만, '간단한 신상정보' 정도가 프로필인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의외로 상당하기 때문에, 얼핏 왜 페이스북의 개별 공간을 '프로필' 이라고 하는것인지 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거란 노파심이다. 프로필이란 말은, 그저 간단한 신상정보나 인물소개가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그 사람의 인생 전반에 걸친 모든 행적과 현재상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물론,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이 분야에서의 프로필을 말하는 것이다.)
 직접 페이스북에서 프로필 페이지로 들어가 보면, 담벼락이라는 탭이 있고 그 옆에는 정보라는 탭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에서 말한 기본적인 신상정보나 인물소개는 프로필의 일부에 해당하므로, 바로 이 정보탭을 클릭했을 때 보여지는 내용이다. 즉, 페이스북에서 신상정보는 프로필의 일부이며 그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인 것이다. 그리고 디테일한 행적과 현재의 상태는 '담벼락'에 실시간으로 쌓여가고 있다. 담벼락에 쌓여가는 행적과 기본적인 신상정보가 합쳐져야 비로소 그 사람의 '프로필' 인 것이다.
 미니홈피안에서는 말 그대로 단순한 신상정보로서 프로필이란 메뉴가 있지만, 페이스북에서는 그 사람이 얘기하고, 공유하고, 전달하는 등의 모든 활동이 '프로필을 쌓아가고 있는 것' 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것이라 이해하면 된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개개인의 공간을 '프로필' 이라 명명하는 것이다.

 * 싸이월드 다이어리,사진첩,게시판,동영상,방명록 = 페이스북 담벼락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각각의 기능과 역할별로 섹션이 구분되어 있고, 각각을 독립된 메뉴로 구분지어 놓았다. 하지만, 페이스북에선 프로필로 들어갔을 때 디폴트로 위치하게 되는 담벼락이라는 탭 하나에 이 모든것이 쌓여있다. 그게 뭐가 되었건 시간 순서대로 쭈욱 쌓아지는 곳이 바로 그 사람의 담벼락이다. 만약 내 담벼락에 내가 무언가를 쓰거나 사진을 올리거나 동영상을 올리거나 링크를 걸면 그건 내가 나의 담벼락에 게시물을 추가하는 것이 되므로 미니홈피로 치면 다이어리,사진첩,게시판,동영상등에 게시물을 새로 올리는 것이 되는 것이고, 다른 사람의 프로필에 들어가서 이 담벼락에 무언가를 쓰면, 그것은 내가 그 사람 담벼락에 남기는 무언가가 되는 것이므로, 미니홈피로 치자면 바로 방명록에 글을 남기는 것과 같은것이 된다. 하지만, 무슨 의무인것처럼 너도 나도 디폴트로 설정해 놓고 사용하는 '비밀이야' 라는 아이러니한 싸이월드의 기능은 '담벼락' 에 적용할 수 없다. 미니홈피가 중흥기를 이룰 때는 이메일이나 인스턴트메신져가 하는 1:1 메시지 교환마저 미니홈피 방명록으로 하는 지경이 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생겨난 기능이겠지만, 어쨌든 그것은 매우 의미를 벗어난 개념없는 기능이기에, 당연히 페이스북에서는 담벼락에다가 '그런 짓' 을 허용하지 않는다. 대신, 아주 간단하게 1:1 메시지를 보내고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따로 마련되어 있을 뿐이다. 왼쪽 사이드바를 보면, 'xx님께 쪽지 보내기' 버튼이 있다.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듯 아주 간단하게 비밀스런 1:1 메시지를 남길 수 있고, 받는 사람 역시 아주 간단하게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도 쪽지 주고받기가 그다지 불편하게 되어 있는건 아닌듯 한데, 굳이 방명록에 '비밀이야' 기능을 추가한 것을 난 지금도 이해할 수가 없다.)
 어쨌든... 그렇다면, 페이스북에선 종류 구분없이 그냥 다 통합인 것인가? 만약 이에 대한 대답이 예스라면, 미니홈피에 익숙한 사람에겐 가장 심하게 낯설음을 줄 우려가 있는 부분인 듯 하지만, 페이스북이 그렇게 무성의한 시스템은 아니다.
 처음 페이스북을 시작한 다음, 담벼락에 사진을 올리거나 동영상을 올리면 담벼락,정보 탭 옆에 사진, 동영상 탭이 자동으로 추가된다. 이 탭에는 담벼락에 올린 모든 내용 중 사진들과 동영상들이 따로 정리되어 보여지며, 반대로 이곳에서 직접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리면 그 내용이 자동으로 담벼락에 게재된다. 시간순으로 쌓여가는 담벼락의 내용들 중에서, 사진과 동영상만 따로 모아놓고 볼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을 한다고 보면 된다. 싸이월드를 이용할 때, 다른건 쳐다도 안보고 오로지 사진첩만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겐 없어선 안될 탭일 것이다. 물론, 미니홈피에서처럼 똑같이 댓글을 달아줄 수 있고, 사진속이나 동영상속에 등장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태그를 붙여놓을 수도 있다.
 이건 어느 메뉴, 이건 어느 메뉴... 구분할 필요 없이, 하고 싶은 얘기,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그냥 간단히 담벼락에 올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 페이스북에서도 일촌공개처럼 공개범위 조정이 가능한가?

 가끔, 페이스북에 대해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너무 개방적인것 아니냐고... 싸이월드 미니홈피나 블로그는 일촌공개 설정이 있기 때문에 아무나 다 보는것을 방지할 수 있지만, 페이스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엄청난 오해다. 이 역시 트위터를 먼저 접한 사람들이 그와 얼핏 비슷해 보이기도 하는 페이스북을 비슷하게 생각해버리기 때문인 것 같다.
 페이스북은 담벼락 게시물 단위로 '일촌공개' 같은 것을 설정할 수는 없지만, 전체 게시물이나 정보에 대해 공개범위를 세세하게 설정할 수 있다. (계정 -> 개인정보설정 -> 사용자 지정 설정)
 모든 사람, 친구만, 친구의 친구. 심지어 특정인만 볼 수 있게 지정할 수도 있고, 특정인만 못보게 지정할 수 조차 있다. 페이스북은 결코 완전개방형 시스템이 아니다.

 






 마치며...


 여기까지 모두 읽었으나 잘 이해가 안될 수도 있다. 이미 얘기했듯, 이 글은 싸이월드에 대응되는 부분들만을 설명한 것이지 페이스북 전체를 분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직접 페이스북을 시작하고, 이것저것 만져보며 익혀보자.
 친한 친구들끼리 서로 일촌을 맺고서 자기들끼리만 서로 볼 수 있는 컨텐츠들을 올려놓고, 서로 구경을 다니며 놀던 그 방식 그대로를 페이스북에서 이어갈 수 있지만, 페이스북에서는 훨씬 간단하고 편하다. 그 뿐 아니라 누구는 봤는데 누구는 미처 그걸 발견못해서 못보고 지나치는 경우도 거의 없으며, 친구의 게시물(페이스북에선 '상태' 라고 한다)에 댓글을 달아두거나 Like버튼을 눌러두면 아무리 오래되어 저멀리 밑으로 내려가 있는다 한들 거기에 어떤 리액션이 취해질 경우 자동으로 그 사실을 알려주므로, 주인장 외에는 그걸 보게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지는 일도 페이스북에서는 방지(?)할 수 있다. 누구에겐 뜸하고, 누구에게만 자주 놀러다니는 불균형 현상이 페이스북에서는 생기지 않는다. 그냥 페이스북에 접속해서 스크롤만 쭈욱 내리면 내 친구들이 그동안 벌여놓은 짓(?)들이 시간순으로 알아서 보여지기 때문이다. 
 망설이지 말자.... 페이스북에 안착하고 나면, 어쩌다가 싸이월드에 갔을 때 밀려오는 갑갑함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이제는 결단을 내리고, 실행에 옮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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