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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고등학교 다닐 때 부터... 서른살이 되면 그 해 휴가때는 꼭 자동차 여행을 하겠노라... 일기장에 적어 놓은 적이 있었다.
(휴가와 상관없는 백수는 아닐거라는 전제가 어긋나지 않아 다행이다..;)

그리고 어느덧 서른살이 된 올 해에... 난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동차 여행을 무작정 떠나 보기로 했다. (한가지 고백하자면, 일기장에 적힌 실제 내용은 '자동차로 전국일주' 였다.. 그러나 고교시절엔 무슨 꿈인들 꿔보지 못하겠는가..?)

그러나, 나의 첫 자동차 여행을 통해서 얻은 것은...
자동차 여행을... 상상만큼 여유롭고 뜻깊게 하기 위해선 몇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는 사실에 대한 깊은 깨달음이다.
그것부터 우선 나열해 보자.

* 숙박시설을 이용할 계획이 아니라면, 한여름에는 자제하자!

* 돈이 넘쳐나지 않는 이상, 연비가 좋은 차로 움직이자!

* 치밀하게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계획성은 갖고서 루트를 짜고 출발하자!

내 생애 첫 자동차 여행은,,
찌는 더위속에서 어디 한번 제대로 내려서 오래 머물러 있어 보질 못하고..
연비 나쁜 차에 인상된 기름값까지 겹쳐서 예상했던 것 보다도 더 많은 여정을 포기해야 했고...
대략적 구상으로만 끝낸 성의없는 루트로 인해, 낭비와 허무함을 여러번 경험한 다음 회귀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리고 100% 의 국도와 지방도 코스로 장거리를 움직이는 것은, 생각보다 더 힘들다. 종종 다니는 서울서 속초 정도의 거리는, 드라이브하는 기분이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으나, 일산서 담양  정도의 거리는 체력과 인내심만을 요할 뿐이다.; 고속도로에 준하는 속도로 밟는다 하여도 고속도로 두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다.

그래도 난 이번 자동차 여행을 통해, 여러가지를 직접 경험하며 깨달았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비록, 그 대부분이 여행 경험이라기 보다는 '인간과 자동차와 국토와 기후' 의 상관관계에 대한 경험들이라는 것이 좀 아쉽지만 말이다....

어찌되었건,,,,,,,,,,,,,,,,,,,,,,

담양에 갔다가 지나간 '메타세콰이어 길'

담양호

순창의 어느 산간도로에서...

그래도 혼자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아무곳에서나 차를 세우고 이렇게 풍경을 담기도 하고,  쉬기도 하는 여유.. 좋지 아니한가... (남해와 서해쪽에도 갔었는데, 바다 사진은 커녕,,, 왜 사진이 이거 밖에 없을까.......;;)

암튼 이번엔 '대략 실패'라는 어머니를 얻었으니, 다음 자동차 여행 땐.. 거기서 태어난 '성공' 이라는 자식을 동승시킬 것이다.....

자신감 완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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